옛날 옛날에 작은 살구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어린 묘목가지에 불과했지만 과수원 주인은 흙을 손질해 주고 물을 충분히 뿌려 잘 보살폈다. 작은 살구나무는 장애물들을 극복하셔 쑥쑥 자랐다.
작은 살구나무는 ‘주인을 위해 이 과수원에서 가장 좋은 나무가 되고, 가장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이야’ 다짐했다. 실패에 대한 생각은 아예없고 오로지 최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과수원 주인이 다가왔다. 보통 때면 주위에 물을 주고 흙을 살펴 보았을텐데 그 날은 달랐다. 어린 나무 줄기를 움켜 잡더니만 묘목을 단단히 감싸쥐고서 순식간에 도끼를 집어들고 나무 밑중을 홱 잘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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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버림 받은채 모든 꿈이 깨어지고 모든 희망이 사라진 살구나무는 어둠속에서 절망했다.
‘가장 좋은 살구나무가 되는 것이 내가 바란 전부였어, 그렇게 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가장 좋은 지팡이가 되는 것만을 바랬어, 그런데 이젠 우리는 완전 잊혀지고 없어질 존재가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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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의 삶은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로 끝나는 것 처럼보인다.
우리에게도 그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발가벗겨진 채 모든 공격에 아무 힘없이 노출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어떤 것인지 느껴본적이 있는가?
결혼생활에서, 혹은 회사의 구조조정에서, 또는 의사와의 면담에서, 혹은 부당한 법적 판결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런 경험을 해 보았는가?
살구나무 지팡이의 꿈은 내동댕이쳐졌고 영원히 좌절된것 처럼보인다. 그는 자신의 때가 이르기도 전혀 무참히 잘려졌고 전혀 다른 목적에 사용되었다.
당신이 이렇게 곤경에 처했을 때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이것이 우리에게 큰 의문이다. 구명보트에서 물이 샐 때, 공중에서 낙하산이 펴지지 않을 때, 마지막 청구서를 지불하기 전에 동전 한 닢도 남지 않고 다 떨어졌을 때, 마지막 희망이 마지막 기차와 함께 떠나 버렸을때,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아주 중대한 문제이다. 만일 하나님이 잠들어 계시다면 우리는 얼간이가 될 것이고, 만일 그분이 웃고 계시다면, 우리는 난감해 질 것이다. 만일 그분이 팔짱을 끼고 머리를 흔들고 계시다면 그리고 일손을 놓고 계신다면 우리는 패망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살구나무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 한다. 휘장 뒤에 서 있다고 해서 오페라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공연이 끝난 관중들의 박수 갈채로 배우를 막앞으로 불러 낼 때가 되었음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마른 막대기에 불과한 살구나무 지팡이가 세포들을 통해 흐르는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되었다. 지팡이로 수분이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일이..? 살구나무의 뿌리는 이미 없어졌고, 껍질도 다 벗겨진 채 바싹 말아있다. 오랫동안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모든 것들로부터 단절되어있다. 뿐만 아니다. 마르고 오그라들었던 세포들이 있었던 자리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옆구리 부분에서 움이 터 자라고 있는 것이 생생하게 보였다! 반대쪽 표면에서도 싹이 움터오고, 가장 먼저 피어난 싹에서 꽃이 피기시작한다. 어둠속에 빛이 없이 뿌리없이 버려진 살구나무 지팡이에서 말이다.
살구나무가 버림받은 기분으로 가장 낙담한 바로 그 자리에서 이 일이 일어난다.
[4] 그 지팡이를 회막 안에서 내가 너희와 만나는 곳인 증거궤 앞에 두라
[7] 모세가 그 지팡이들을 증거의 장막 안 여호와 앞에 두었더라
[8] 이튿날 모세가 증거의 장막에 들어가 본즉 레위 집을 위하여 낸 아론의 지팡이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서 살구 열매가 열렸더라
하나님이 모세에게 명하신 증거의 장막 지성소안 증거궤 앞에서 살구나무는 생명을 맛보게 되었다.
우리는 이 살구나무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계획은 종종 내 꿈들이 죽어가는 바로 그 순간에서 시작되는 것”을 보게 된다.
“하나님 앞에서 보낸 하룻밤이 우리가 되어야 할 사람이 되는 과정을 가속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