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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작가 - 낮은데로 임한 사진

책 이야기

by 로드비취 2009. 12. 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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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데로 임한 사진’ - 나의 인생나의 사진 독후감
 

최민식 작가, 그의 사진은 어디선가 본 듯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카메라의 앵글로 정직하게 담아낸다. 그만의 고집인 흑백사진은 칼라사진과는 달리 사람에 대해 깊은 포커스를 맞추어 낸다. 올해 그의 사진전이 해운대의 한 갤러리에 전시가 되어 있어 방문하여 유심히 살펴본 적도 있었다.



사진에 담긴 이야기들이 궁금해 하던 차 마침 수영구도서관에서의 그의 자전적 책인
'낮은 데로 임한 사진'을 발견하고서는 탐독을 했었다.



그는 말한다. '인간이 거기 있기에 나는 사진을 찍었다.' 그의 사진인생의 주 무대는 다름 아닌 부산이다. 1950년대 이후 카메라 렌즈로 부산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였고 2007년에는 사진 70점을 부산 미술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의 사진을 보며 질문한다. '그는 왜 사진을 찍고자 했을까? 그는 사진을 통해 세상에 무슨 말을 던지려 한 것인가?' 사실, 그의 사진 하나하나가 그것을 강렬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책은 그의 자전적 고백을 통해 숨겨진 그의 내면의 빛을 살포시 드러내 주고 있다.



그는 진솔하게 말한다. '가난이 나를 키웠다.' 가난이 주는 상처 때문에 많이도 울고, 사진하나에 몰입할 수 없는 심적 고통 속에서 그의 카메라의 포커스는 가난을 직면하기 시작했다. 그 정직한 대면이 바로 그의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가난한 사람'들인 것이다. 나는 그의 가난에 대한 무시나 혹은 불평이나 외면이 아닌 이 정직한 대면이 그의 사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사진 철학은, 진실에 대한 기록 리얼리즘(Realism)이다. 포토샾(Photoshop)같이 사진변형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디지털시대 한 가운데서
'지금 이곳에 살고 있음'을 진실그대로 대면하고 그것을 가식 없이 드러내고자 한다. 그는 '참된 희망은 일상의 삶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사진의 창작은 처절한 절망을 체험한 뒤에야 가능하다.'고 술회한다.



종교 지도자 칼 라너는 일상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하찮은 일상이란 없다. 단지 일상을 하찮게 보는 눈이 있을 뿐이다.' 그랬다. 작가는 초라해 보이기 쉬운 우리의 일상 그 속에 진실과 위대함을 포착해 내었다. 그의 책 제목이 그러하듯 이 땅에서 소외받는 가난한 자들에게 애정을 모두 쏟아내고 있다. 50년간 그의 사진 셔트는 어둡고 고단한 사람들의 모습을 향해 눌러대고 있었다. '낮은 데로 임한 사진'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글을 인용하고자 한다. '생활에 지쳐서 게을러지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아서 게을러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독서가 삶의 근면성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그랬다. 위대한 사진가는 위대한 독서가였다. 그의 책을 덮으며 독서에 대한 갈증을 더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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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의 '길위의 인생' 사진작가 최민식의 이야기 (아래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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