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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시험감독관

사람이야기

by 로드비취 2015. 7. 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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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시험감독관 체험후기

기사내용

비오는 날, 화창한 날에는 보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낯설게 보게 된다. 학생들에게 시험기간은 지금껏 공부한 것들을 답안지에 마킹해가며 한 단계로 나아가는 현장이다. 이 곳에 1일 학부모 시험감독관 되어 학교를 찾았다.

각반에 1명씩 도서실에 모여든 학부모들. 도서관의 책들을 보니 중학교 시절 학교 도서관의 서향과 추억이 잠시 오버랩 된다. 그때 읽었던 김동리의 단편소설 ‘감자’의 장면들도 떠올려진다. 교감선생님의 소개와 함께 아이들의 학교라는 소중한 공간에 자녀들이 공부의 진검승부(?)를 펼치는 시험이라는 숨 가픈 현장에 선생님을 도와 교실로 드디어 입성한다.

예비종이 울리고, 복도에서 기다리다. 본종이 울려 교실로 들어가니 아이들이 한자라도 더 볼세라 책을 쥐고 있다 이내 책상 아래로 내린다. 나를 위해 마련된 작은 의자에 앉아. 아이들의 모습을 살며시 바라본다. 꿈 많고 열정 많고 끼 많은 이 시절, 작은 책상에서 무엇을 생각할까?

답지와 시험지를 배부 받고 눈이 뚫어져라 시험문제와 씨름하는 아이들의 눈동자를 지켜 보는 특별한 순간이다. 손을 드는 학생이 있다. 잽싸게 달려가 답지를 회수하고 새 답지로 교환해 준다. 학부모 감독관의 중요한 역할이다. 아이들이 실수한 답안지를 수거하고 새롭게 답을 마킹하게 눈치껏 움직여줘야 한다.

반 교훈을 보니, ‘아프니까 청춘이다’고 적혀있다. 김남도 교수의 책이름이다. 중학생들의 인생시계는 24시간에 빗대보면 새벽에 가까울 것이다. 중2병이라는 별칭이 나올 정도로 한국의 중학생들은 많이 아픈가 보다. 아이들 한명 한명의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얘들아, 아직 포기하고 눈을 감기에는 너무도 이른 새벽시간이야. 영어단어가 낯설고, 한자가 헷갈리고, 수학공식이 머리 쥐나게 한들. 그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란다.” 눈빛으로 아이들에겐 건넨 말이 건네졌을까?

아이들이 혹시 오답을 적기도 하고 마킹에 실수도 한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넉넉하고 새 답지에 답을 옮겨 적을 수 있게 돕는 것. 아마도 이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이 담긴 듯 하다. 시를 보며 혼자 건네는 말 "애들아 실수해도 괜찮아. 너희는 아직 새벽의 시간을 살고 있어. 너무 무거워마! 그 한 번의 시험이 전부는 아니니깐. 니네들은 엄마 아빠의 소중한 생명,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시절을 지나고 있으니..."

<자료출처: 부산광역시 인터넷신문 'BUVI News(부비뉴스)' http://news.busan.go.kr>
김광영/부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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